지난 2주간 나는 태블릿PC를 꼭 가지고 싶었다. 제품을 가져야 할 당위성 역시 분명했다. 평소 잦은 미팅에서 매번 페이퍼를 준비해서 필기를 하기가 불편했고, 필기한 것을 사진으로 찍어서 백업해두는 것 역시 불편했다. 태블릿만 있으면 이런 불편한 과정을 줄이고 업무 효율을 분명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구입하려던 태블릿PC에는 와콤 기술력이 들어간 펜이 기본적으로 제공됐고 실제로 전자제품점에 가서 사용을 해보니 감도도 뛰어났다. 필압을 4,096단계나 인식했고 두께도 9.4mm로 잡기 딱 좋았다. 이것만 있으면 나는 업무는 물론 책을 쓰는 일에까지도 날개를 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게 2주간 계속 이 제품에 대해 공부했다. 최저가도 알아놓았고, 이제 구입만 하면 됐다. 그러다 문득 ‘이 제품이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내 마음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가지고 싶은 욕구에 빠져있는 것인지 구분해보자.’고 말하고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욕구에 사로잡혀있다는 사실을.
태블릿을 구입해야 할 객관적인 이유들을 떠올려봤다. 그랬더니 이유가 딱 두 가지였다. 미팅용 필기도구, 그림 그리기 용도. 그런데 불행히도 미팅용 필기도구는 사무실에 널려있는 종이와 펜을 이용하면 돈이 들지 않았다. 그림 그리기 용도? 난 평소에 전혀 그림을 안 그린다. 그랬다. 나는 타당한 이유도 없이 전자제품을 사야 한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을 뿐이었다.
55만 원이라는 엄청난 제품 가격에 액정보호필름, 튼튼한 케이스, 휴대용 키보드까지 합치면 부가비용으로 족히 20만 원은 더 들어갈 것이 뻔했다. 그런데도 그 모든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나는 태블릿을 사겠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었던 거다. 아이러니하게도 집에는 그 두 배 가격의 900그램밖에 안 나가는 1년도 안 된 멋진 노트북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냥 노트북을 사용하면 되는데 태블릿을 사야겠다고 끊임없이 욕망을 부추겼던 나는 소유가 궁극적인 행복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막연하게 추구하던 행복은 물건을 갖고자 하는 욕망이 분출시키는 아드레날린에 불과했다. 그런 행복은 결국 급격한 불만족과 허무함만을 남겼다. 결국 또 다른 대상을 향해 소유욕을 불태우며 그렇게 욕망의 굴레를 돌 뿐이었다.
그날 나는 집에 가서 당장 뭔가를 하나라도 버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소유가 아니라 현재 있는 것에 감사하고, 물건 중에서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과감히 버리는 것이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옷을 갈아입는데 아내가 나를 보더니 제발 그 속옷 좀 버리란다. 벗어서 보니 맙소사. 구멍이 7개나 나 있었다.
서랍에 속옷이 많았는데도 나는 이 속옷을 이 지경이 되도록 입고 있었다. 당장 벗어서 쓰레기통에 넣었다. 구멍난 속옷은 새로운 것을 계속 추구했지만 결국 있는 물건도 제대로 간수 못하는 나 자신에 대한 경종이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행복이나 만족을 얻지 않겠다고.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불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단순한 삶을 추구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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